자연, 그 중에서도 식물에 담긴 생명력을 색과 형태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심영신 작가입니다.
프랑스의 화가 폴 세잔 (Paul Cazanne)은 '색은 우리의 뇌와 우주가 만나는 곳' 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눈' 이라는 신체기관을 통해서 색을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것을 통해 색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잔의 이 표현을 좋아해요.
저의 작품 안에 제 붓질을 따라 남겨진 색은 저의 마음이 만들어낸 작은 우주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 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저를 표현하기에 가장 편한 행위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저의 내면에 담긴 많은 것들이 표현이 되고 열정적이 됩니다. 제가 그려놓은 어떤 형태나 색이 만들어 내는 고유의 에너지를 바라보며 즐기기도 하고 스스로 위로를 받기도 했지요. 이런 마음이 깊어지고 확장이 된 것이 작가로 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소소한 존재들이 주는 위안과 치유,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제 작품은 식물, 그 존재의 근원인 씨앗과 씨방에 담긴 생명력을 모티브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우리는 한 점의 꽃씨가 모진 풍파를 겪으며 생명을 피워내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지냅니다.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조용히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식물도 우리의 거친 삷과 닮은 것이지요.
풀꽃나무의 씨방 안에는 작지만 탄생의 신비와 경이로움으로 빼곡히 들어차있고
이것은 우리에게 생동감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며 고요한 휴식의 위안을 갖기도 하고 마음이 치유를 얻기도 합니다.
식물이 주는 에너지와 생동감에 저의 회화적 감수성을 담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순간 발현되는 에너지의 생성과 흐름을
추상적으로 담아 내고 있습니다.
'추상' 이라고 말했지만 그 안에는 다른 각도에서 바라 본 꽃이나 씨방,
식물들이 살아있는 정원, 산책길이 엿보일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에너지와 생명이 흐르는 길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생동감을 충분히 나타내기 위해서 즉흥적 드로잉 기법을 주로 쓰고 있고
제가 원하는 발색감, 빠르게 마르는 것이 장점인 아크릴 물감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의 모든 작품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씨앗에 담긴 에너지를 강렬하면서 절제된 색과 선으로 표현한 'Flowering' 이라는 작품이
각별합니다. 저의 작업에 대한 열정을 표출시키는 출발점이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제 작품은 생명, 에너지, 치유, 희망을 살아있는 씨앗과 씨방에서 찾기 때문에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곳은 모두 제게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그 외에도 다른 작가의 작품이나 책, 음악, 영화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느끼고 영감을 받기도 합니다.
식물을 피사체로 작업하지만 결국 제 작품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은 평면회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입체조형, 설치작업 등 다른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작품의 장르를 확장시켜 보고 싶은 의도도 있고
작가로서 다양한 주제와 표현방법을 고민하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그림으로 위로하는 작가' 로 기억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산책하기, 음악듣기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