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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만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화 중에서 수묵 담채에 가깝다고 분류할 수 있다. 기본적인 수묵 담채의 특성은 먹을 중심으로 엷은 채색이 더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김복만 작가의 작품들은 일반적인 수묵 담채라 말하기엔 다소 이질적인 면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전통적인 한국화의 범주에 머무르면서도 종종 서양화의 구도나 수채화의 색채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산수화 중에서도 실경 산수에 속하는 김복만 작가의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여행하며 포착한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 동양의 산수와 서양의 풍경화는 근본적으로 풍경을 담아낸다는 점에 있어서 유사하지만 동양의 산수를 풍경화라 부르지 않고 산수화라는 다른 이름을 붙여 구분하는 것은, 눈앞의 아름다운 경치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풍경화와 다르게 동양화는 작가의 시선, 사상과 감정을 풍경에 녹여내기 때문이다. 김복만 작가의 작품이 단순히 어떤 장소의 기록, 풍경 사진처럼 느껴지지 않고 마치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기억처럼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실경 산수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김복만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분명 직접 가본 적이 없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풍경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듯하지 않나요? 작가는 직접 여행하며 마주한 풍경들을 작품에 옮겨내는데요, 동양에서는 이를 실경 산수화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에는 '와유臥遊'라는 개념이 있었는데요, 와유는 개인적으로 또는 상황적으로 직접 여행이 어려운 곳의 산수를 집에 누워 감상하며 즐거움을 누렸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개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경 산수화는 화가가 감상자를 위해 대신 유랑하며 풍경을 담아 전달해 준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풍경에 도가적 사상을 담아내는 진경 산수화와도 구분되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서양의 풍경화와도 다른 실경 산수화의 또 다른 특징은 작가의 관점이 반영된다는 것인데요, 마음의 원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실경 산수만의 독특한 특성입니다. 김복만 작가가 담아낸 풍경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감상하시며 작가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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