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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작가가 작품에 반복적으로 그려넣는 찻잔이라는 소재는 자신의 기억을 비춰보이는 기억주머니와도 같다. 작가는 차를 마시며 상대와 나누었던 이야기와 그 순간을 떠올린다. 찻잔의 무늬를 보며 그 순간의 감정을 되새김질하다보면 새로운 느낌을 불러온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모습이 변하지 않는 찻잔과, 그 뒤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빈티지한 느낌의 벽지는 감각적인 대비를 이루며 감각을 자극한다. 찻잔과 함께 배치된 붉은 체리와 파랑새는 색채 대비로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심어준다. 이들은 각각 작가의 희망과 기쁨을 은유하고있다. 이로써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공존하며 감상자에게 시간을 초월한 상상력과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특정 사물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되새길 때가 있습니다. 김진희 작가에게는 찻잔이 그러한 소재입니다. 작가는 찻잔에 새겨진 무늬를 보며, 차를 나누어 마시던 상대와 그 순간의 감정을 다시 상기한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시간과 내용을 기억할 수는 없더라도, 그 순간의 공기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기억하는 일은 감성을 한껏 끌어올려주고는 합니다. 작가는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찻잔들로 인해 기억을 살리고, 그것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주목했습니다. 빈티지한 매력의 작품 안에 오래된 그릇과 함께 배치된 체리와 파랑새는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작가의 희망과 기쁨의 감정을 보여줍니다. 작품 안에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내는 작가의 작품들은 현실을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어 오래도록 시선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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