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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들꽃을 한지 위에 올려 그대로의 모습을 평면의 화면에 박제한 이충열 작가의 작품은 평면과 입체를 한 공간에 마주 보게 한다. 이충열 작가는 실제 오브제를 평면의 화면에 붙여 작품에 기록과 보존이라는 박물관의 기능을 추가한다. 이렇게 오브제를 모으는 것은 수집의 행위로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일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인 지층처럼 그의 작품을 시간, 시리즈 순으로 나열하여 본다면, 작가의 생애와 가치들을 분명 엿볼 수 있다. 이런 수집 행위는 그가 길을 지나왔다는 기록물이면서 동시에 길을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충열 작가는 이번 시리즈에서 들꽃을 수집하면서 들꽃이 마치 삶이라는 여정을 망설이지 않고 나아가는 중년의 자신과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이충열 작가의 작품은 구석구석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조화가 아닌 실제 들꽃을 작품에 부착하고 그 주변은 새와 나무, 나비 등이 배치되었습니다. 배치된 사물들은 들꽃과 크기를 비교해 봤을 때, 터무니없이 작은 크기로 표현되었는데, 이를 통해 작품 속에서 들꽃이 여전히 꽃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나무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다양한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았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렇기에 이충열 작가의 작품은 어릴 적 꽃을 가지고 놀았던 우리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작품을 보는 어린이는 작품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더욱 확장하고 이미 어른이 된 우리는 그 시절의 에너지를 떠올립니다. 새롭게 떠오른 에너지는 곧 우리 스스로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변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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