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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 작가는 '천'이라는 소재로 감춤과 드러냄을 표현하고, 포장된 모습을 통해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본질'을 나타내려 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중심적인 이미지는 쌓여있거나 풀어헤쳐진 '천'이다. 천은, 그것의 두께가 얇으면 얇을수록 물과 같이 흐르는 형태를 보이며, 어떠한 물건을 싸고 있을 때에는 그 물건의 외곽선에 따라 모습이 다양하게 변화한다. 이렇듯 천이라는 물질 자체는 정해진 형태와 색감이 존재하지 않지만, 작품 속에서 그러한 소재들은 모두 작가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조형적 관점을 바탕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천 안에 감추어진 무언가는 껍데기 속의 알맹이, 즉 본질이라는 정신적 메시지라 하며, 이를 통해 겉모습에 가려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속내를 은유적이며 암시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 한다.
천으로 포장되어있거나 가려진 물건을 보면 '누군가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 걸까?'하는 기대감과 함께 '무엇을 숨겨놓은 걸까?'하는 불안감을 함께 느끼곤 합니다. 인간은 무려 다섯 가지의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감각은 '시각'일 것입니다. 때문에 천이나 껍데기같이 시각을 차단하는 무언가를 접하게 되면,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완전히 알기가 힘듭니다. 이정용 작가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천'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풀어헤쳐지거나 무언가를 싸고 있는 다양한 형태와 색감의 천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천' 그 자체가 아닌, 그 안에 가려져 있는 '본질'입니다. 이정용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가려진 베일 안의 본질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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