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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작가의 그림에는 꽃과 풀, 그리고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도형이나 선들이 한 데 가득 차 있다. 또렷하고 맑게 표현된 풀잎들과 솜사탕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꽃들은 다른 도형, 선들과 함께 캔버스가 마치 하나의 정원처럼 보이도록 한다. 이러한 그림의 고유한 질감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는 유성과 수성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대상의 질감에 치중하는 표현 방식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그림의 제목인 <여행 – 그 마음을 읽다>를 보면, 그림 안에 생동하는 혹은 이제 막 생동하려는 것 같은 생명력이 일종의 여정(旅程) 중에 있음이 암시되는 동시에 작가가 그 각각을 놓치지 않고 조명하기 위하여 하나하나 정성들여 표현하였음이 여실히 느껴진다. 연한 분홍색과 청명한 기운의 녹색이 그림의 주를 이루며 이는 생명과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을 실감하게 해주는 동시에, 그림 자체의 편안한 분위기와 매력을 형성해준다.
평면 위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지만, 간혹 우리는 그림을 통하여 다른 감각들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그림을 만지고 있는 것처럼, 그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지요. 김정아 작가의 그림은 바로 그런 감각들을 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림 속 몽실몽실한 꽃, 파릇한 잎들은 때로는 강아지의 솜털을 만지는 듯 촉감을, 때로는 싱그러운 풀 냄새를 맡는 듯 후각을 자극합니다. 기억 속 어떤 따뜻한 풍경을 다시금 떠올릴 때, 우리 머릿속에 나타날 듯한 동화적이고 아름다운 색감을 작가는 다채로운 질감과 훌륭하게 조화시키고 있습니다. 김정아 작가의 그림과 함께 편안하면서도 행복한 기분, 그리고 생생한 상상의 시간을 갖게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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