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동파는 고기가 없는 식사는 할 수 있지만 대나무 없는 생활은 할 수 없으며, 고기를 안 먹으면 몸이 수척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상스러워진다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나무는 ‘맑고 절개가 굳으며, 군자가 본받을 품성을 모두 지녔다’하여 예로부터 매화, 난초, 국화와 더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유미란 작가는 바로 이 '대나무'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지난 몇 년 동안이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주제로 조선시대, 중국 원, 청, 명대의 묵죽도(墨竹圖)를 재해석하고 그것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재탄생된 대나무 그림에는 원작자의 사의(寫意, 동양화에서 화가의 생각이나 의중을 그림에 표현함을 이르는 말)와 더불어 유미란 작가의 생각과 바람이 담겨있다.
모죽(毛竹)이라는 대나무는 5년간 뿌리만 내린다고 합니다. 크고 튼튼하게 가지를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뿌리부터 단단히 내려야 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힘든 일이 모죽에게는 훗날을 위한 위대한 과업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힘들고 묵묵한 시기를 인내해야 하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욕심과 의심이 가득한 마음을 끊임없이 하심(下心, 마음을 내려놓고 세상에 휩쓸리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해야 할 것입니다. 유미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심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에 쉼이 필요하다면 작가의 대나무들을 감상하며, 마치 숲속을 거니는 듯한 상쾌한 기분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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