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 작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더 넓게 보자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아가며 수없이 겪게 되는 인간 내면의 풍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가 물감을 캔버스 위에 올리거나, 얇은 실로 표면을 꿰매는 작업은 모두 상처받은 마음을 작품을 통해 치유하려는 행위라 말할 수 있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그리스 신화의 비극적 인물인 오르페우스를 떠올리는데,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국 안타깝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점차 스스로를 모두로부터 고립시키는 인물이다. 관람객은 작가가 그를 언급한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곧 작가의 작품에 담긴 의미를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명확한 대상을 가지고 그려낸 구상화와는 다르게, 추상화를 감상할 때에는 작가의 심상을 추측해보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삶에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만큼 우리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키고, 또 아프게 하는 일이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하지만 우리 모두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 안에서 보이는 선 하나, 붓의 움직임 하나를 따라가며 스스로를 다독이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의 아픔 역시 치유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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