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동양화과
석사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 시련과 고비가 늘 있기에 그것을 극복한 우리의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찢어지고 구멍이 나도 아름다운 레이스처럼.
제 작업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고 위로를 줄수있다면, 그것은 저의 행복이자 작업을 할수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초등학교때 꿈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몇년을 했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때는 뛰어 놀아야 할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좋아하는것을 하자 ! 하고 예술학교(예중)를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입시를 일찍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작가'가 되리라 ...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그림이 좋아서 .
이건 여담인데.. 그때 당시 입시학원선생님 면담에 미래 꿈을 이야기하는데... 제가 당당하게 '작가'라고 하니 선생님께서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알고보니 다른 친구들은 경제적수입과 직결된 미술직업들을 얘기 했던것 같아요.) 좀 크니까 그 악수의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작가의 길이 쉽지만은 않지만, 어릴때부터 현실적인것보다 순수하게 좋아하는것을 쫒고 고집하다보니 초등학교 4학년때의 시작이 이렇게 물흐르듯 한길로만 걸어 지금에 오게 되었네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작업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끈임없이 탐구를 합니다. 다시말해 나의 무의식 속에는 무엇이 잠재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나를 표현하는 것으로 작업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신의 어두운 면에 맞딱드리게 되는데, 그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정함을 가지고 있고, 또한 누구나 말하고 싶지않은 어두운 이야기들은 있을겁니다. 저는 그러한 스토리들이 모이고 모여 '삶'이라는 큰 나무를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결국 우거진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말해 삶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시련은 결국 아름다운 우리의 삶을 만들기 위한 없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이야기를 레이스문양으로 이미지화하여 회화적으로 작업을 하는데, 작업의 스토리뿐아니라 작업하는 과정 또한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이 마라톤을 완주하는 긴 race와 같듯이, 나의 작업 과정 즉, lace를 완성하기까지의 (작업)과정 또한 우리의 긴 삶의 여정을 몸소 재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과정들은 모두 긴 시간을 두고 결국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를 찾아갑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고 깨달음을 얻으며 인간이 가질수 있는 모든 감정(마치 삶의 희노애락같은..)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세필을 이용한 터치의 반복으로 '반복적 행위'가 작업의 주된 방식을 이룹니다. 이런 방법으로 작업을 하게된 계기는 힘들었던 시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작정 천을 사서 바느질을 하게되면서 부터입니다. 손에 물집이 잡힐정도로 한 땀 한 땀, 오로지 바느질에만 몇달을 매달려서 하다보니 어느새 육체적 고통이 정신적 고통을 집어 삼키는 결과를 경험합니다. 이 경험은 저의 회화작업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바늘 대신 세필로, 실 대신 호분으로, 천 위가 아닌 한지 위에 터치를 쌓아서 회화적 레이스를 그리는데, 저는 이 작업에서 반복적 행위 그로인한 정신적 변화에 집중합니다. 호분특성상 시간이 지나야 서서히 터치가 드러나고 색이 올라오는데, 이것을 보면서 작업을 해야하는 시간 축적의 작업은, 쌓고 그 위에 또 쌓는 붓 터치의 반복작업과 함께 많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이 과정은 감정과 거리를 두게함으로써 저에게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큰 역할을 합니다.
값진 경험(것)일수록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엇이든 쉽게 가는 것을 좋아 하지않습니다. 제 작업이 누군가에게는 미련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정신적, 육체적 노고가 깃들어 있기에 그로인한 결과가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라 말하고싶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작은 터치로 메우는 세필작업이다보니, 오랜 시간이 걸린만큼 가장 큰 작업(240x198cm)에 애착이 갑니다. 저의 작업은 큰 화폭을 한 땀 한땀 메울수록 많은 인내와 노고가 들어있기에 반복적 노동의 가치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것에 대해 관객들은 놀라움과 함께 큰 감동으로 감상해 주셔서 작가로서는 그 소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낙원>이라는 작업에도 애착이 가는데 펼쳐진 평면의 레이스작업을 하다가 무언가에 덮힌 입체적 표현을 시도했던 작업입니다. 저의 새로운 시도였기도 하고, 무엇보다 제가 힘들었던 시기에 이것 하나만 붙잡고 작업을 했었던 터라 그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이기에 가장 제 눈에 아른거리네요. 전시중에 관객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던 작업이었는데, 지금은 주인을 만나 저에게 없어서 그런지 가끔 보고싶기도 해요.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우리가 겪어야할 삶의 고비에서 느꼈던(느끼는)
과거의, 현재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한 감정들...
그리고 일상 주변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주로 영감을 얻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작업을 눈에 보이는 어떠한 결과물로만, 무엇을 생산해야만 하는것으로 생각하면 안되는것 같아요.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것들이 작업의 일부이기에 작업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꼭 붓을 들지않더라도 현재 내가 겪는 상황과 감정에 충실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삶의 경험속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나의 스토리가 되고, 이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나만의 생각(작업세계)을 꾸준히 정리해 나갈것 같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감정의 놀이터 같은... 각자 개인들만의 감정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때론 작가와 함께 감정을 공유할 수있는, 그러다 위로를 받을 수있는, 그리고 감동을 전하는... 그런 작업의 작가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기록..(글또는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심지어 작은 낙서까지도 쉽게 버리지 못해요. 그것 또한 저의 무의식세계라고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