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컬리지 (미국)
스튜디오아트
학사
고려대학교
심리학
석사
내 안에는 수많은 공간들이 존재한다. 나의 작업은 그 공간들을 만들고 재배치하는 과정들이다. 나의 의식적, 무의식적 욕망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감각되는 모든 대상은 시각화되고 그 심리적인 인상들이 재현되면서 물리적 상징과 공간들로 재창조된다. 그것은 마치 연상작용처럼 이미지들이 연달아 이어지기도 하고 찰나의 순간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내 작품 속의 주제는 항상 가변적이고, 종종 낯설고 이질적인 사물 간의 매치나 비현실적인 공간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적인 이미지들은 각자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록, 이 모든 시작은 두려움이라는 정서를 토대로 하고는 있지만 희망에 대한 갈망을 꿈꾸고 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수 년간,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면서 느낀 회의와 절망감을 뒤로 하고 떠난 뉴욕에서의 새로운 시작은 클로이스터 뮤지엄의 스테인드 글라스였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마치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그런 이상함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이 치유과정이고 예술의 힘이라는 것을. 난 다시 화가를 꿈꾸던 8살 꼬마아이가 되었있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인간으로서 본성을 쫓기보다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며, 실존에 대한 불안을 서로 공유하고 더 나아가 치유하기 위한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전에 철저히 계획적으로 구상하여 디테일을 결정하고 스케치를 해서 작업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 때 그 때 마다 즉흥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순간 떠오른 이미지에 적합한 자료를 찾고 머릿 속에서 그 이미지들을 조합한다. 또한, 작품마다 고전적인 회화형식부터 유머와 풍자가 있는 현대적인 스타일까지 다양함을 추구한다. 그러한 부정확성이 주는 자유가 나의 스타일이고 작업방식이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개인적인 의미로써 OBSESSION (2014)이라는 작품에 애착이 간다. 같은 전공 학생을 모델로 한 이 그림은 약간의 나의 강박적인 성격을 담고 있는 페르소나와 같은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뉴욕에서의 첫 그룹전에 전시된 작품이기도 하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 아이디어는 주로 내 삶의 경험들을 통해 얻어진다. 나에게 트라우마가 되었던 개인적인 사건일 수도 있고, 어느 날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순간 기억에 남아있는 사건과 감정들을 한 장면 안에 담아내기 위해 먼저 이야기를 정리하고 세부적인 구성요소들을 생각한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당분간 기존의 주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색체와 테크닉 면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 보고 싶다. 또한, 작품활동을 회화에만 국한하지 않고 설치미술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서정적인 아름다움 또는 감각적인 세련미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예술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들추어 내 사람들의 감정을 흔드는 예술도 있다. 아마도 나의 작품들은 후자에 더 가까울 것이다. 함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치유할 수 있는 그런 예술을 하고 싶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작가보다는 삶의 무게를 함께 얘기 나눌 수 있는 작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언제부터인가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그림책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틈틈히 나만을 위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출판할 기회를 기다리며.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솔직히 작가로서의 삶 외에 가지는 목표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어제 보다 오늘 좀 더 행복해 지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나를 앞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희망이자 목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