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80x117cm (50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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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노트
장연수 작가는 전기를 묵묵히 나르며 제 몫을 다하는 전봇대를 보며 인간의 세상도 전봇대의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묵직한 전선을 지고 버티고 서 엮여있는 전봇대처럼, 수많은 사람이 얽히고설켜 애쓰고 살아가는 모습이 똑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줄지어진 전봇대처럼 획일화된 사회 속에서, 개인은 하나둘씩 잊혀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장연수 작가의 작품에서 그들이 지닌 가지각색의 개성은 사라지지 않고 특유의 색 면 분할로 재탄생한다. 색과 색들은 서로 어우러지며 바탕을, 우리네 터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조화롭게 물들인다.
추천 이유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 등 우리는 사회에 만들어 놓은 기준에 따라가느라 우리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항상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가느라 현재 또한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입니다. 현재에 머무는 것,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전봇대의 전선으로 분할된 하늘, 그리고 감각적이고 다양한 분할된 면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과 함께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고, 시간을 확장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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