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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작가의 작품은 마치 패션 잡지 속 화보처럼 감각적이다. 화려한 색채와 열대식물에서 느껴지는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는 도심을 벗어난 휴양지의 풍경 같다. 이러한 배경 한 가운데 우두커니 어딘가를 응시하는 인물이 앉거나 서 있다. 인물은 표정을 읽을 수 없거나 때로는 이목구비가 아예 지워져 있다. 화보 속 표정 없는 모델들의 모습 같기도,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같기도 하다. 전예진 작가는 화려하고 생생한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인물의 배치를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을 읽어내도록 이끌고 있다. 과연 이들은 누구인지, 또 이들은 열대식물이 우거진 휴양지에서 무엇 때문에 골몰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처럼 작품 속으로 몰입하는 순간 이 작품은 관람자를 위한 사색의 장이 된다.
화려한 풍경 속에 둘러싸인 무표정한 인물들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입니다. 마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공허한 인물들을 보는 것처럼 공감이 되기도 하고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전예진 작가는 화려한 도시, 수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내면은 더욱 공허해지는 현대 도시인들을 독특한 감각으로 표현합니다. 전예진 작가의 작품은 인상주의 화가 마네(Edouard Manet)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A Bar At The Folies-Bergere)>(1882)의 화려한 술집 유리거울로 비치는 수 많은 사람들과 형형색색의 술병들 그 속에 홀로 공허한 바텐더의 표정을 떠오르게 합니다. 어쩌면 작가는 작품을 통해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식물이 우거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낙원과 같은 곳을 제공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혹은 작품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적당한 사색과 휴식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분주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만이라도 전예진 작가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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