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광 작가의 작품에는 ‘익숙하고 낯설다’라는 모순적인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작가가 그려낸 풍경이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일상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반면, 그것이 그려진 방식은 너무나도 낯설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가는 현대인에게 이미 ‘자연’이 되어버린 도시의 풍경을 포착하여 픽셀화한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깃줄, 앞다투어 줄 선 자동차들,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들은 촘촘하게 다색의 픽셀들로 채워져 장관을 연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풍경이 어느 동네를 그린 것인지, 그림 속 색채들이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지가 아니다. ‘감성의 상호작용Interaction of sensitivity’이라는 제목에서 작품이 감상자에게 자극하는 감성들과 그것들이 이루어 내는 상호작용이 작품에 내재된 의도임을 암시해준다.
오래 전부터 미술가들은 자연의 풍경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내었습니다. 평화로운 모습으로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주는 일반적인 풍경화들과 달리, 김진광 작가가 담아내는 풍경은 어딘가 낯설고 막막한 느낌을 줍니다. 별 생각 없이 지나치던 도시의 이모저모가 픽셀화된 풍경 속에서 도시를 이루는 부분들이 낱낱이 눈에 들어옵니다. 너무나 익숙했던 것이 갑자기 불편할 정도 선명하게 다가올 때, 우리의 이성과 감성은 기지개를 켜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낯설게 된 익숙함’은 김진광 작가의 풍경화를 이루는 가장 큰 차별점이자 매력일 것입니다. 감상자들이 그림이 깨우는 ‘감성의 상호작용’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마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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