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작가는 ‘달’이라는 자연을 닮은 항아리에 자연의 색으로 염색한 한지를 조각 조각 붙여나가며 전통과 현대의 소통을 도모한다. 이 과정에서 김보영 작가가 직접 추출하고 염색해서 만들내는 색은, 김보영 작가의 작업세계에서 특히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이는 쪽, 먹, 홍화, 소목, 치자, 오배지 등등, 자연에서 염료를 추출하고, 한차례 한차례 엷은 한지에 침투시키며 오묘하고 깊은 색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당시의 환경과 날씨, 온도 등의 조건에 따라 무한으로 다양한 색이 만들어지는데, 이렇듯 염색에서부터 출발하는 김보영 작가의 작업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의 색을 담은 한지를 한 겹, 한 겹 이어 붙이는 행위로 오늘의 달항아리를 빚는 김보영 작가의 작품은 한국의 미를 탐구하고 전통적인 정신을 이어가며 보다 ‘자연’스럽기를 향한다.
우리는 분명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름다움을 마주하기 위한 미적본능을 절제하기란 쉽지 않을텐데요. 아무래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군더더기를 걷어내려는 지극한 수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보영 작가의 작품을 구성하는 선, 면, 색, 질감 등 모든 요소들은 긴긴 과정을 통해 자연을 재료삼아 표현합니다. 이로써 자연의 가장 가까운 질감의 이미지를 선사하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미적 소통방식으로 비로소 우리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더 질문 하도록 유도합니다. 김보영작가의 작품을 통해 화려하기보다 담담하고, 정교하기보단 대범한 달항아리의 자연스러운 선에 담긴 우리의 미와 정신을 되세기면서, 안온한 공간을 만끽하며 마음을 다독여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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