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idash 2-4
27x22cm (3호), 2019
* 작품에 따라 액자 처리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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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불안정하다. 마치 향수를 뿌린 뒤에 희미한 잔향만이 남아있는 것처럼, 기억은 뚜렷한 이미지 대신 불완전한 잔상을 남긴다. 그 잔상에는 기억 속 공간의 벽지가 무슨 색이었는지, 테이블은 어디에 있었는지, 의자는 몇 개가 있었는지 세세하게 남아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색과 형태로 남아 머릿속에 배치된다. 고진이 작가의 작품 속 색과 면은 바로 이런 희미한 공간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공간의 마모와 흔적에서 타인의 기억과 시간을 추측하는 작품들을 그린다. 그렇다면 그 기억들은 좋은 것일까, 혹은 나쁜 것일까? 단지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라 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작품에서 느껴지는 투명한 반짝임 탓에 공간에 묻어있는 타인의 기억 또한 분명 아름다웠을 것이리라 믿게 된다.
추천 이유
작품의 제목인 ‘도기다기’는 본래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단어로, ‘시멘트 바닥’을 뜻합니다. 이는 고진이 작가가 40년이 넘은 시멘트 바닥에 흩어져 있는 자국들을 표현하는 작업을 오래된 공사 용어에 빗댄 것입니다. 하지만 작품 속에 다양한 색과 형태로 그려진 자국들은 단순히 누군가의 삶의 흔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고진이 작가만의 감성도 녹아있기 때문이에요. 즉 우리는 작가로 인해 재구성된 공간의 흔적들을 보게 되는 것이죠. 여러분은 작품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공간에 묻어있는 누군가의 기억을 발견하셨나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들을 마음껏 상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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