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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풍경도 어떤 순간에 어떤 느낌을 가지고 만나느냐에 따라 설렘을 주기도 익숙함을 주기도 한다. 김윤희 작가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느낌의 공간으로 창조해 내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적 산수의 풍경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낯설고 새로운 세계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바로 작가가 이러한 풍경을 새롭게 해석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김윤희 작가가 수 차례 떠난 스케치 여행에서 다져진 작가만의 특기라고 할 수 있다. 전국각지를 여행하며 풍경을 그리는 진경산수화가 18세기에 크게 유행했듯, 동양 회화를 전공한 김윤희 작가 역시 백두 대간으로, 남해안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면서 현장 그대로의 느낌을 생생하게 살리는 것과 그것을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 하는 것을 동시에 구현하였다.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있는 공간이지만 사람들 마음속에는 잊혀져 있던 공간을 다시 살려내고 사실은 그 공간이 언제나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푸른 그대 눈동자에 빠지고 싶어라.”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담은 한 노랫 구절 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것에 폭 빠져버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멋진 풍경이 될 수도, 마음에 드는 음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윤희 작가의 동동(冬冬) 역시 보는 순간 그림 가운데 커다랗게 자리 하고 있는 맑고 푸른 호수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호수가 단순히 사물을 둘러싼 환경의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무궁무진한 세계, 맑고 깨끗한 평화의 공간처럼 보입니다. 그 위에 산 기슭에 자리한 인가들, 옅은 회색 빛 산 위로 보이는 검은 하늘과 잔잔하게 그려진 회색 점들은 깊은 겨울 밤 이야기 꽃이 피어나는 작은 산촌을 우리 곁으로 가져다 줍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지칠 때, 푸른 호수를 바라보며 마음을 식히고 그 속에 집들이 도란도란 들려주는 이야기에 잠시나마 귀 기울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주는 고마운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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