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 학사
추상화가 최승윤입니다.
저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나 자신도 모르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Q. 추구하시는 작품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저는 세상을 연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저를 해석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저를 연구하며 세상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죠. 그렇게 알아내는 공통적인 세상의 법칙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다시 그림을 통해 세상과 저 자신에 대해 알아가기도 합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세상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 듯하고,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죠. 우리는 세상을 언제나 왜곡하고 단편적인 모습만 볼 수 밖에 없지만, 그 단편적 정보마저도 양이 많아지면 다시 요약하고 왜곡하게 되죠. 그러한 왜곡이 쌓이면 진실이 되기도 하고, 다시 또 거짓이 되기도 해요. 이렇듯 아이러니한 게 바로 나 자신과 세상입니다.
또한 제가 말하는 양면성 역시 다시 또 양면성을 지니게 됩니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정의를 내리면 그 정의에 반하는 정의가 또 다시 탄생되죠. 답을 만들려 해도 답을 알 수 없고, 전체를 알려고 해도 단편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우리는 단편을 보고도 전체를 다 안다고 우쭐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단편을 보고 전체를 알아내려 연구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단편적 정보조차도 관심이 없기도 합니다.
이렇듯 하나의 말과 관점으로도 수많은 가능성이 생겨나듯, 한 터치의 시작점에서도 무궁무진한 3차원이 그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하나의 터치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도 있죠.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작품에 특별히 애착을 갖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작품에 너무 애착이 생기면 그에 얽매여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을 것 같은 그림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더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합니다. 그 그림들은 저 말고는 봐줄 사람도 마음 써줄 사람도 없으니까요.
Q. 작업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몇 번 머리 속에 써보기도 하고, 글로 썼다가 지워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과 내 자신 안에서의 토론과 정치, 그리고 그 결과물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자체가 저의 작업의 영감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방향을 세운다고 방향대로 간다면 재미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만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인간의 근본적인 이야기에 가장 근접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것의 옳고 그름이 없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 어찌 보면 너무 뻔하거나 지루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당연한 이야기에 근접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예전 인터뷰 때는 술도 마시고 노는 것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몸이 좋지 않아서 요즘은 술은 끊었습니다. 앞으로도 그쪽은 못할 것 같아요. 작품 활동 외에는 노래 부르거나 게임 하는 걸 좋아합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얘기를 자주하지는 않지만 그 두 가지도 제 작업에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들이에요.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