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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Park, Yong Ho

서울대학교 서양화 학사

13점의 작품
13점의 작품
단체전
2012 박용호, 천유진, 하지인 전 (일주&선화 갤러리, 서울)
작품소장
개인소장 외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 유학 준비를 위해 어학 공부와 포트폴리오 준비를 겸하고 있는 박용호 작가입니다.

상당수의 작가 지망생들이 그렇듯 저 또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환경상의 문제로 유년 시절 잦은 이사를 경험해야 했던 저에게 있어서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라는 칭호는 새로운 세상과의 관계를 더욱 쉽게 풀어준 열쇠였죠. 이러한 관점에서 저에게 있어서 미술이란 어떠한 의미에서는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자 ‘소통의 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후에 학원을 다니고 예고, 미술대학 진학이라는 정규 과정을 밟으면서 현실적인 작가로 사는 삶의 고단함과 외로움 또한 절실하게 인식하게 되었지만 말이죠.

따라서 저에게 있어서 미술이란 근원적으로 자급 자족적 성격이 강합니다. 저 자신을 가장 치밀하고 효율적으로 드러낼 방법이 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한한 자유로움 속에 미술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이를 통한 만족감 또는 기대감으로 삶의 활기를 유지하죠. 하지만 미술의 목적이 ‘스스로 유희’라는 의미에만 국한되지는 않아요. 앞서 언급했듯 미술은 세상과 저 자신 사이의 연결 고리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고 공감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로 하여금 그들로부터의 신선한 반응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Q. 추구하시는 작품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제 작업의 가장 큰 형식적 특징이라 하면 전혀 가볍지 않은, 진중함이 서려 있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유화라는 매체가 주는 깊이감에 매료되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작업을 위해서는 매체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의 경우에는 색채 자체가 주는 시각적 효과에 관심을 두어 왔습니다. 장르적으로 보자면 현재 진행 중인 '카오스' 연작들은 '건축적 이미지를 포함한 심리적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장소, 공간들이 개인에게 미치는 힘 또는 영향력에 관심을 둡니다. 비록 물질적인 장소가 우리의 사고와는 독립된 바깥에 존재하지만 결국 이러한 장소들은 개인의 심리적인 특질과 같은 정신적인 영역과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특정 장소들이 개인의 기억과 잊힌 감정을 환기하게 시키는 힘을 지닌다는 점에서 확연히 드러나지요.이러한 관점에서 제가 그리는 풍경들은 과거의 경험(잦은 이사)을 통해 접했던 사적인 장소들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작품의 형식적 요소들(건축 이미지, 날씨, 광선, 구도 등)은 제가 당시에 세계와 경험했던 주관적인 기억, 감정, 심리적인 특질들을 반영하게 되고요.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던 작업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부족함이 보이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의 기억 속에 좀 더 뚜렷하게 남아있는 장소들을 그릴 때, 작업에 더 몰입하게 되곤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결과물의 만족도와는 상관없이 작업 과정 중에 느끼는 희열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근본적으로 제 작업은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특정 장소들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때문에 도심 속 새로운 길을 걷거나 오랜만에 과거에 왕래했던 장소들을 접할 때 느껴지는 내면의 감정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어떻게 보면 현재까지는 제 개인의 심리가 투영된 장소들이라는 점에서 시간적 의미를 배제한 '정지된 장소(유토피아)'들을 그렸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역사적인 관점에서 장소의 의미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기 마련인데 말이죠. 따라서 '장소와 시간', '기억과 역사'라는 어떻게 보면 좀 더 공공적이고 유동적인 관점에서 작업 방향을 잡을 생각입니다.또 다른 관점은 장소의 물질적 영역과 영적, 심리적 영역의 경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작업이 물리적 장소에 투영된 심리라는 관점에서 혼성의 의미를 담았다면, 두 영역을 분리해 내는 작업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사실 대중들에게 인식될 모습은 제 개인적인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다만 세상에 대해 솔직하게 반응하는 작가, 그래서 더욱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작가가 되고 싶은 소망은 있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영화 보기, 음악 활동(노래, 악기 연주), 농구, 명상하기.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변화의 여지를 승인하되 자신의 것을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남들과의 차별성을 유지하게 시켜 주는 개인의 영역이 있지요. 이러한 점을 잘 보존하고 개발해 나가는 것이 작가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의미를 완성해 나갈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